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 '올다무'의 폭풍 성장 비결은?
유통 트렌드를 바꾼 신흥 유통 트로이카
한때 유통 시장은 부동산이 핵심이었다. 명동, 강남, 홍대 같은 'S급 입지'에 점포를 낼 수 있는지 여부가 성공을 가르는 기준이 됐다. 하지만 2020년대에 들어 이 공식은 완전히 바뀌었다. '올다무(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로 불리는 신흥 유통 강자 3사는 입지보다 상품기획력, 콘텐츠 기획력, 고객 중심 전략으로 유통 시장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했다.
2025년 현재, 이들 3사의 추정 기업가치 합계는 약 15조2000억원. 이는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전통 유통 대기업들의 시가총액 합산액(약 7조6000억원)의 두 배에 육박한다. 더 이상 '전통 강자'가 유통 시장을 지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올리브영: K-뷰티의 진짜 얼굴을 보여주다
올리브영은 단순한 헬스앤뷰티 스토어를 넘어, 중소 브랜드를 키우는 'K-뷰티 허브'로 진화했다. 전체 상품의 약 80%가 중소·중견기업 제품이며, 입점 브랜드 중 연매출 100억 원 이상을 기록한 브랜드는 2020년 36개에서 2023년 100개로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명동·홍대의 올리브영 매장이 필수 코스다. SNS를 통해 소문이 퍼졌고, 선크림, 마스크팩, 스킨케어 제품 등은 ‘한국에 오면 반드시 사야 할 아이템’으로 통한다.
다이소: 3000원으로 세계를 사로잡다
다이소는 '균일가 잡화점'의 한계를 넘어서, 가성비와 상품기획력을 결합해 유통 혁신을 이끌고 있다. 화장품, 식품, 생활용품까지 5000원 이하로 제공되며, 최근에는 브랜드 제품을 다이소 전용으로 재설계해 파는 전략도 확대 중이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다이소는 '쇼핑 천국'으로 통한다. 일본, 동남아는 물론 유럽과 북미에서도 여행 필수 코스로 떠올랐고, 고품질의 중소 브랜드 상품을 1000원~5000원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강력한 매력 포인트다.
무신사: K-패션의 미래는 여기서 시작된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시작한 무신사는 ‘단독상품 전략’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무신사 에디션’과 같은 독점 상품은 매 시즌마다 빠르게 품절될 정도로 인기다. 2023년에는 오프라인 스토어 ‘무신사 스탠다드’를 통해 1조 원 매출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K-패션의 정수를 체험한다. 미니멀하고 세련된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 트렌디한 분위기가 어우러져 한국을 찾는 패션 관심층의 쇼핑 명소로 자리잡았다.
면세점은 한산, 올다무는 북적
반면, 명품과 글로벌 브랜드를 주력으로 하는 전통 면세점은 예전의 위상을 잃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글로벌 어디서나 살 수 있는 브랜드’ 대신,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로컬 콘텐츠와 상품을 원한다. 이 변화는 여행 및 소비 패턴의 변화와 직결되어 있다.
- 면세점: 단체 여행, 고가 명품 중심 → 고정된 경험
- 올다무: 개별 여행, 중저가 브랜드 중심 → 실용성과 K-트렌드 중심 경험
2023년 기준 외래 관광객의 1일 평균 지출액은 2019년보다 줄었지만,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의 실적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쇼핑 중심지가 바뀐 것이다.
유통의 미래는 "콘텐츠"
미국의 TJX, 일본의 돈키호테처럼, 한국에서도 ‘상품기획력’이 곧 ‘유통 경쟁력’으로 자리잡았다. 올다무는 이 흐름을 제대로 읽고 빠르게 대응한 기업들이다. B급 입지에서도 A급 성과를 올린 그들의 전략은 지금도 진화 중이다.
- TJX: 시즌 종료 제품을 대량 매입 후 초저가로 판매
- 돈키호테: 폐점 예정 매장 인수 후 파격적인 할인과 복잡한 진열로 '탐험형 쇼핑' 제공
마무리하며
올다무는 단순한 유통기업이 아니다. K콘텐츠, K뷰티, K패션, 그리고 가성비의 총합이자, '대한민국의 새로운 쇼핑 아이덴티티'로 떠오르고 있다. 유통의 본질이 '공간'에서 '콘텐츠'로 옮겨간 지금, 올다무의 성공 전략은 앞으로도 전 세계 유통산업에 영감을 줄 것이다.
📝 개인적인 생각 & 의견
- 면세점이 아닌 올리브영에서 마스크팩과 립밤을 고르는 외국인을 보고 '유통이 바뀌었구나' 체감했습니다. 이제는 ‘가성비+현지 감성’이 통하는 시대, 올다무의 독주는 당분간 멈추지 않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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